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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대로 되지 않아야 계획인거다

by 오르몽 2020.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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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계획대로 되는 것이 없다지만

나에게 좀 더 특별할 줄 알았던 2020년이

이렇게 될 줄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

 

마침내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구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금쯤 한국에 있을텐데...

하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아야 그게 계획인거다'라는 헛소리로 위안을 삼아본다.

 

시기는 늦춰졌지만, 한국에 가기로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코로나와 함께 맞이하게 될 첫 번째 겨울을 가족도 없는 이 곳에서 혼자 보낼 자신이 없었다. 캐나다의 겨울은 잘 알지도 못하는 이 바이러스가 아니래도 원래 혹독하다. 굳이 봉쇄령이 아니더라도 나 같이 튼튼한 두 다리밖에 없는 사람은 식량 비축하러 동네 그로서리에 출동하는 것도 힘들다.

 

한국으로 가는 것도 사실 두렵다. 여기도 힘들지만, 한국도 상황이 꽤 나빠보인다. 울 엄마는 자꾸 한국 오지말고 동생들도 보낼테니 여기서 버티라고 하시고...ㅠ 솔직히 한국으로 가도 어떤 일을 제대로 시작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더 이상 넘어져도 금방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는 혈기왕성한 나이도 아니고. 내가 어떻게 살아왔고 무엇을 할 줄 아는지에 관계없이 한국에서의 나에 대한 사회적 정의는 그저 나이많은 경단녀일뿐이다. 거의 모든 사회적 카테고리에도 속하지 못하는 진정한 아싸라고나 할까.

 

하지만 여기서 버티는 것도 답은 아니기에, 여기서도 고생이고 저기서도 고생이 될거라면 기왕 가족들 가까이에라도 있고 싶다라는 마음이다.

 

가기 전에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해야겠단 생각은 드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지는 잘 모르겠다.

 

새로운 지식도 접해보고

건강을 위해서 맨손체조라도 조금씩 하고

좀 더 건강하게 먹기 위해 노력하고

이러한 것들을 블로그에 꾸준히 기록해 볼 참이다.

 

지금 떠오르는 것은 그 정도이다.

 

아! 그리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선선한 날씨와 가을 풍경을 마음껏 누리기.

내가 누리지 못하는 것에 속상해하지말고, 내가 누릴 수 있는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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