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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것들

이민이야기(11) - 캐나다 여권받고 한국가기(ft. 여권대란, 줄서기)

by 오르몽 2023.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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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국에 무사히 돌아가기만 하면 된다.

 

캐나다 국적으로 바뀌고 한국에 들어가려면

기본으로 두 가지가 필요하다.

  • 캐나다 여권
  • 비자(90일 이상 체류하려면 F-4 재외 동포 비자를 받아 한국에 입국한 다음 90일 내로 거소증을 신청해야 한다.)

이제 여권 신청하고 비자 받아서 한국에 가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코로나가 끝까지 ㄱ진상을 부리며 괴롭힐 줄이야. 

 

그 모든 난관을 뚫고

시민권 절차를 모두 마무리했지만

여행 제한 조치가 풀리고

본격적인 휴가 시즌과 맞물려

캐나다에서도 코로나로 참았던

여행에 대한 욕구가 폭발했다.

 

코로나로 한층 더디어진 프로세스와 적체된 업무량

(고맙다 중국...ㅠㅠ)

+

우크라이나 난민 비자 업무 추가

(고맙다 러시아...ㅠㅠ)

+

방역 조치 완화로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여권 민원 업무 폭증

 

이 모든 것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캐나다 이민성 업무량이 더욱 더 늘어나게 되었다.

 

여권을 신청하면 2~3주에 받을 수 있었는데

이 때는 내 주변에 3개월 넘게 걸렸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코로나로 한동안 못 갔던 고국에 가고 싶어도 발이 묶인 친구들이 많았다.

출국 날짜가 임박했던 친구 중 하나는 여권을 받으려고 오타와까지 운전해서 다녀오기도 했다. 

 

비싼 수수료를 내고 급행으로 빨리 받는 방법이 있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급행 서비스를 신청하려고

아침부터 Service Canada 앞에서 줄을 섰지만

신청서 접수도 못하고 며칠 째 허탕을 쳤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넘쳐났다.

(급행 서비스는 방문접수만 가능하다.)

 

또다시 패닉이었지만 시도는 해봐야 하는 상황.

 

가장 가까운 Service Canada에 가서 일찍 줄을 서보기로 했다.

아침 5시 30분에 도착했는데 이미 내 앞에 10여 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머지않아 내 뒤로도 긴 줄이 생겼다.

(좌) 업무 종료시간이 다 되도록 여권 신청을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 (우) 도착했을 때 이미 내 앞에 줄서서 기다리던 사람들

 

3시간 정도를 기다려서야  

이민성 직원들이 나와서 줄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급행으로 신청하고 싶다고 설명하고

준비해간 비행기 티켓과 증빙들을 보여주고

또 얼마간 기다린 뒤에야 겨우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건물 안에서도 한 시간 정도 줄을 다시 서고나서 번호표를 받았다.

그리고 또 긴 줄을 서며 기다린 뒤에야 여권신청을 접수받는 방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거기서 다시 접수 번호표를 받고 또 한참을 기다렸다.

(그래도 거기선 앉아서 기다릴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렇게 끝이 안 보이던 줄 서기와 기다림 끝에 무사히 여권 신청서를 접수할 수 있었다.

내 여권은 4일 뒤에 나온다고 했다.

얏호~!!!

 

지나보니 그들도 힘든 상황이었을 텐데

나름대로 조직적으로 핸들링하면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나 싶다.

 

더러 쌀쌀맞은 사람도 있지만

담당자들은 대체로 친절하고 나이스했다.

(가끔 쾌활한 농담도 던지며...)

 

그렇게 끝날 것 같지 않던  줄서기를 끝내고

무사히 여권 신청서를 접수하고 돌아가는 길.

 

진이 다 빠져서 집에 돌아갈 힘도 없었다.

첫 끼니로 A&W 모짜버거를 먹었다.

이날 첫 끼로 A&W를 먹으며 내 몸에 가득 퍼지던 트랜스지방과 탄산의 짜릿함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리고 캐나다 이민성의 열일하는 직원들 덕분에

미친 여권대란 속에서도 예정대로 나는 여권을 무사히 받을 수 있었다.

(요즘은 거의 대부분의 서비스가 비대면 전산화되어서 여권 신청 예약은 eService Canada로 할 수 있는 듯하다.)

 

그리고 바로 한국 영사관에 가서 국적상실 신고와 함께 F4비자를 신청하고, 그다음은 일사천리였다.

(한국의 행정서비스는 말하면 입아프다... ㅎㅎㅎ 그냥 쵝오다..)

가끔 생각나는 A&W 모짜버거. 감자튀김엔 역시 마요네즈가 찰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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