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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것들

이민이야기(9) - 선서식 2번 연기하다(2번째 연기)

by 오르몽 2023.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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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서식을 앞두고 나도 궁금했던 점인데

선서식을 몇 번이나 연기할 수 있을까?

 

일단 캐나다 이민성 담당자 입장에서

캐나다 국적을 받겠다고 신청한 사람이 있는데

이런저런 이유를 들면서 선서식을 계속 미룬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시민권 주고 싶은 생각이 들까?

무엇보다, 신청자에게 캐나다 국적을 향한

굳은 의지가 있다고 보여지는가?

 

내가 하고픈 이야기는

정말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아니라면

가급적 선서식은 미루지 말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선서식을 미뤄야 했다.

그것도 2번이나.

 

앞서 선서식을 1번 연기한 이야기에 이어서...

 

해가 바뀌고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그 사이 나는 작은 회사에 취직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슬슬 캐나다에 다녀와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가끔씩 이메일을 확인했지만 새로운 소식은 없었다.

새로 시작한 일이 바쁘기도 했고,

내가 캐나다에 돌아가면 새로운 선서식 일정을 잡아준다고 했기에 나도 이메일을 자주 확인하지는 않았다.

 

그러던 5월의 어느 날,

오랜만에 이메일을 확인하던 나는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을 느꼈다.

캐나다 이민성의 이메일이 똭~!! 와있는 것 아닌가.

이민성이 이메일을 보낸 날짜는 5월 4일(캐나다 기준 5월 3일)

내가 이메일을 확인한 날짜는 5월 10일

새로 잡힌 선서식 예정일은 5월 12일!!!

 

처음 메일함에서 선서식 초대 이메일을 발견했을 때의 내 마음을 간략히 표현하자면 이랬다...ㅠㅠ

 

 

이보시오.. 캐나다 이민성 양반...

 

선서식 날짜 미리 못 준다면서요?

내가 캐나다 돌아가면 날짜 잡아준다면서요??

 

하아... 어쨌든 언젠가는 해결해야 할 일이었으니까 오히려 잘 된 건가?

 

우선 비행기표부터 알아봤다.

여름이라 표값이 드럽게 비쌌지만, 어쩔 수 없었다 ㅠㅠ

 

그리고 이민성에 또 구구절절한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7월 △일에 캐나다에 돌아가요. 무조건 가요.

자 여기 비행기 티켓도 샀어요. 환불 안 돼요...

그리고 캐나다 시민권 꼬~옥 받고 싶어용용!!!!!"

 

대략 이런 내용을 담아 이메일을 보냈지만,

아무런 답장이 없다.

도무지 이민성에 연락할 길이 없었고

내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었다.

 

고민 끝에 5월 12일 선서식 예정 시간에 맞춰서 온라인으로 접속을 하기로 했다.

나는 내 상황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했고

이미 1번 연기한 상태에서 이번 선서식에 무단으로 불참하면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민성 담당자에게 연락이 닿을 방법도 달리 없었다.

 

선서식을 시작하기 전에 줌미팅을 통해

이민성 담당자와 1:1로 만나는 시간이 있었다.

내 담당자는 마음씨 좋아 보이는 할머니였다.

일단 내 상황을 빠짐없이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행기 티켓을 샀고,

그 날짜에 반드시 돌아갈 것이며,

캐나다에 오래 머무를 수 없는 나의 상황 때문에 선서식 날짜를 미리 7월 중으로 확정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이민성 직원은

세상 온화하고 따뜻한 표정으로

캐나다에 들어가서 다시 연락하라고만 했다.

 

아니, 그러니까 미리 날짜를 달라고요!!!

이번에 그랬던 거처럼요...!!!

 

하지만 노력하겠지만 날짜를 확정 지어주겠다는 약속은 할 수 없다는 이야기만 듣고 줌미팅을 나와야 했다.

 

이때부터 거의 2달간은

매주 이민성에 리마인더 메일을 보내며

잠을 설치며 그렇게 지냈던 것 같다.

 

출국날짜는 다가오는데 이민성에서는 연락이 없고

나도 그냥 반쯤 자포자기한 상태로 비행기를 탔다.

 

그리고 캐나다에 도착한 날, 이민성에 이메일로 도착 사실을 알렸다.

물론 보딩패스 사진과 함께.

 

그렇게 시차적응을 하며 일주일쯤 지난 어느 날...

기다리던 이메일이 왔다.

선서식 초대 이메일!!!

(그동안 연락을 주고받던 hotmail이 아닌 gmail로 와서 의아했지만... 무척이나 기다렸던 이메일 아닌가)

 

무려 선서식 예정일은 4일 뒤였다!!!

 

 

누군지 모를 캐나다 이민성 담당자들한테 빅허그와 하트뿅뿅을 날리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2번이나 선서식을 미루고서야 간신히 선서식에 참석할 수 있었다.

 

이번 일을 통해 느낀 점.

캐나다 이민성은 진짜 느리긴 하다.

하지만, 할 일은 확실히 한다.

그리고, 도와주려고 노력은 한다.

@Andy Holmes,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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